우리나가 경제가 좋아져서인지 아니면 한국이란 나라가 살기 벅차고 지겨워져서인지 날이 갈수록 주위에 참 많은 분들이 이민이나 유학 이야기를 자주 꺼낸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제 호주에서 산지도 언 10년 가까이. 반은 유학생으로 또 나머지반은 영주권자로 살아오면서 수도 없이 겪고 또 보아온 이민과 유학에 대한 생각들을 앞으로 한국이 아닌 곳에서 살거나 공부하실지도 모르는 분들을 위해 적어본다.
제목 그대로 내가 생각하는 이민/유학전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주관적인 견해가 많이 들어간 글임을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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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해 떠나려 하는가?

일단 제일 처음 모든 일엔 동기가 있다. 더구나 사는 나라를 바꾼다는건 누구에게나 혹은 최소한 자기 자신만에게라도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어야함은 분명 할것이다. 내가 가장 많이 듣는 이유 중 첫번째는 역시 '한국을 떠나고 싶어서'이다. 하지만, 이민과 유학을 가장 많이 실패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역시 바로 이 이유를 갖고 외국에 나온 사람들이니..  꼭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자.
한국이 싫어서, 한국이란 나라가 숨막혀서.. 이러한 이유는 곧 '나는 떠날 준비가 안됐다'나 다름없는 것이다. 어떠한 일을 원하는데에 있어서 하고 싶지 않은 일에 대한 책망보다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갈망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그것은 바로 '준비'하는 마음가짐 때문일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한 준비는 마음과 몸이 서로 도와 미래에 대한 계획을 견고히 해주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피하기 위한 준비는 한국에서 발을 띔과 동시에 과거의 계획이 되어버린다. '~부터 떠나고 싶다'가 '~에 가고 싶다' 되었을때, 성공적인 이민 또는 유학에 몇발짝은 더 가까이 간 것이다.

뭘 해먹고 살아야하나?
나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언어가 안되면 안될수록 외국에서 좋은 직장을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누가 외국에 나가서 이렇게 편하게 산대. 누군 한국보다 돈도 많이 번대. 이런 말을 듣고 혹한다면 지극히 단면만 보고 있는 것이다. 이민과 유학, 믿고 싶지는 않지만 성공하는 사람보다 실패하는 사람이 배 이상이다. 특히 이민의 경우 먹고 사는 돈벌이. 만만치 않다. 한국에서 어엿한 직장인이나 사업가가 외국에서 청소나 주방보조, 막노동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디 이민의 경우 이것만큼은 마스터 플랜을 세워서 떠나기 바란다.

가족, 친척, 친구, 아는 사람이 내가 갈 곳에 있다?
이민/유학의 금기사항 중 하나로 꼽고 싶다. 이미 먼저 외국에 살고 있는 사람은 한국에 있는 사람들을 오라고 권유해서는 안되며 한국에 있는 사람도 누군가 아는 사람이 있다고 선뜻 이민 또는 유학을 결정해서는 안된다. 외국에 살면서 형제가 싸워서 남남이 되거나 친구를 잃고 실패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많이 봐왔다. 속을 들여다 보니 대부분 경제적인 문제가 얽혀 있었다. 자신과 가족을 꾸려나가기도 바쁜 외국생활속에 아무리 친한 형제, 친척, 친구라도 도와주는데는 한계가 있으며, 누구 하나라도 잘 안되면 그때부터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다. 물론 모두 잘 되어서 잘 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으니, 일단 혼자서 헤쳐나갈 준비를 단단히 하고 떠나는것이 중요하겠다.

한국이란 나라를 포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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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살기 힘들고 경쟁이 치열하며 물가 및 집값이 높다 한들 한국은 우리가 최고의 경험치를 갖고 있는 '고향'이다. 문화, 여가 생활, 친구, 음식 등 외국으로 나간다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걸 잊지말자. 아무리 좋은 외국이라도 6개월 되기전 한국을 그리게 되고 수도 없이 돌아가고 싶음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일상 생활 하나하나 한국에 있을땐 전혀 중요치 않았던 것들이 외국에 나가면 그리움과 외로움이 되어 돌아온다. 진정으로 한국의 문화와 생활을 포기할 준비가 되었나 생각해보자.

지독하게 공부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머리와 마음이 굳어간다면 외국으로 떠나는 것은 말리고 싶다. 유학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외국에 산다는 것은 언어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습관, 문화, 여가 모든 것이 다 배움을 필요로 한다. 물론 배우지 않는다고 해서 살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훨씬 더 빨리 외국생활이 지겨워질것이며 한국이 더욱더 그리워 지게 될 것이다. 특히 언어는 마치 우리나라의 고3을 생각하며 각오를 단단히 해야하겠다. 언어의 구사능력이 이민과 유학생활의 수준을 반이상 판가름 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슬하에 자녀가 있다면?
사춘기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두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다. 첫번째, 아직 가치관이 세워지지 않은 어린 아이들인 경우 외국의 문화와 언어에 빨리 적응하는 것은 다행일지 몰라도 맨 처음 받게 되는 문화충격이 만만치 않으며 금새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잊을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자. 최악의 상황엔 자식과의 의사소통 마저 불가능해 질지도 모른다(실제로 주변에서 많이 볼수 있다). 사춘기가 지났을경우에는 외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되는 경우가 있을수 있다. 언어능력의 부족함으로 성적이 원하는 데로 나오지 않으며 한국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이 외국문화의 부적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한번 더 신중히 생각하고 철처한 준비를 하도록 해야겠다.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는 되었나?
모든 것을 내던진다는 표현이 와닿을 정도로 일부 이민 및 유학 준비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경우가 있다. 노력과 열정이 꼭 필요한 일이겠지만, 사람사는 일이 어디 뜻하는 대로만 되던가. 최악의 상황. 즉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에 대한 계획도 한국을 떠나기전에 꼭 생각해놓자. 이민 또는 유학의 실패가 인생의 실패가 되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을것이다.


인생 역전의 꿈을 갖고 떠나는 길.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장애물이 놓여져 있으며 그 누구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민과 유학이다. 몸으로 체험하기 전에 머리로 치밀하게 계획하고 성공과 실패의 경험담을 최대한 연구해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국인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집중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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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Santiago 2007/12/11 0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이민은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지요. 하지만, 말로만 이민간다, 간다하지.. 그중에 실제로 '가는' 분들은 100명중 20명 미만일꺼라 봐요. 일단 영주권을 쉽게 주는 것도 아니거니와, 대략 2년~3년 걸리는 기간동안 많은 고민을 하기 때문이지요. 강한 의지력이 없다면, 가는것조차 '포기'해버릴 확률이 높다는.. 따라서 일단 '가신'분들은 나름대로 그만큼 큰 각오를 하신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저는 '가계신'분들께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너와나님도 화이팅! ^^

    • BlogIcon troysky 2007/12/13 0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한국을 떠나산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인것 같아요...
      하루에도 몇번씩 강남역 6번 출구가 그리워진답니다.^^

  2. BlogIcon COMMONPLACE™ 2007/12/16 2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 공감이 되는 글이네요. 저는 마닐라에서 생활하고 있거든요. 여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3. confidenceman 2007/12/19 1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호주 퍼스에서 잠시 어학연수 겸 이민을 가고 싶어서 생활을 하다가 퍼스에 있는 커튼 대학에 붙었는데 부모님 반대로 다시 학교 와서 연대로 편입을 하게 되었는데요...

    남들은 좋은 학교에 좋은 과(경영이 꼭 좋다고는..?)에 다는다는 말에 저는 그럴 때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과연 이게 좋은 건가? 위에 분들은 다들 나가서 계시니까 모랄까 한국의 그리움..그런 것들이 있으신거 같아요~^^;
    저도 나가 있을 땐 다들 그립고 아까 말씀하신 강남역 6번출구...^^좋죠~사는 거 같고..하지만 너무 사람이 많다보니..복잡도 하고 가끔 짜증스럽기도 하고..어깨 팍 치고 가도..서로 욕하고..

    호주에선 그러잖아요~조금만 건드려도 쏘리라고요...

    저도 지금 3학년 2학기가 끝나가지만 어떻게든 나가서 살아보고 싶어요..특히 호주요..
    미국도 생각하고 있어요..하지만 영어가...OTL

    다만 몰 해먹고 사냐가 참 중요하죠..정말 나가서 살고 싶으면 가서 타일이라도 붙일까..그 생각도 했습니다. 막노동해서 아직은 젊으니까 그렇게 차분하게 돈을 모아서 비록 미국에 가선 불법체류자 신분이겠지만요..ㅜㅜ

    참 어떻게 해야할지..어떻게 하면 좀 나가서 살 수 있을지...
    여러분들의 코멘트 부탁합니다...

    P.S 참고로 전 싱가폴도 괜찮고..미국, 호주, 유럽 등...외국 생활을 하고 싶네요...